[공병호의 독서산책] 온난화·물 부족… 지구 문제, 어떻게 풀까

입력 2014-07-1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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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티븐 에모트, ‘100억 명 어느 날’

넓은 시각에서 지구 문제를 바라보도록 돕는 책이다.

불과 1만년 전에는 지구에 100만명이 살고 있었다. 200년 전에는 10억명, 50년 전에는 30억명, 지금은 70억명이 살고 있다. 2050년쯤에는 90억명이 살게 될 것으로 보이며, 21세기가 끝날 무렵이면 100억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을 축으로 해 그래프를 그려 보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인구는 수직선을 그릴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 책은 문제 발생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지구의 당면 과제들을 쉽게 정리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지만 저자는 확신을 갖고 말한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 초기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에 머물고 있었지만 2013년에는 400ppm으로 상승했다. 세계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425~450ppm으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게 쉽지 않아 고민이다. 저자는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기원전 8000년부터 2013년까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그래프로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수직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우리는 ‘생물종의 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이 그렇게도 중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생물종의 다양성이 가진 중요한 기능 때문이다. 생물종의 다양성은 생물의 생존에 필요한 지구의 여러 기능을 형성해 제공하는데 그런 기능에는 수많은 ‘생태계 서비스’도 포함된다. 여기서 생태계 서비스는 물, 식량, 기후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들을 가리킨다. 생물종의 다양성이 훼손되면 결과적으로 생태계 기능도 훼손되고 만다. 이는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생태계 서비스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생태계 서비스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됨을 뜻한다.

물 소비 급증에 따른 물 부족을 경고하는 이야기는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인류의 물 소비량은 100년 전만 하더라도 연간 60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적게 잡아도 연간 4000㎥㎞까지 치솟고 있다. 2015년에는 연간 최소 6000㎥㎞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물 증가량은 인구 증가율의 두 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고속 증가의 이면에는 ‘숨겨진 물’이 있기 때문이다. 숨겨진 물은 일반적으로 물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품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물을 말한다. 대부분의 상품이 여기에 속하는데 예를 들어 햄버거를 보자. 햄버거 한 개를 만드는 데는 3000ℓ가량의 물이 사용된다. 초콜릿 1kg 생산에는 2만7000ℓ가량의 물이 필요하며 닭고기 한 마리를 생산하는 데는 9000ℓ가량의 물이 사용된다. 지구 환경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건 전형적인 ‘공공재의 비극’에 해당하는 까닭이다.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에너지 문제도 심각한 경우 중 하나다. 차세대 실리콘 태양전지(태양열 전지판)를 만들려면 수많은 금속과 희토류를 집중적으로 채굴해야 한다. 이런 금속을 채굴하는 자체가 전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저자는 에너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원자력 발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지구의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소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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