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놓고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10일 사실상 새누리당과 추가 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별검사 추천권을 얻어내지 못한 협상 결과에 대한 희생자 유가족과 당 내부의 고강도 비판과 재협상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실무 협상을 통해 특검 추천 문제를 다시 손질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미 합의된 내용을 재논의하자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13일로 계획했던 세월호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는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가족들이 이야기하는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좀 더 고민해보고 진지하게 노력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검 추천에 관해서는 자세히 말은 못하지만 논의할 구석도 조금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되는 7명의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합의했으나, 양당 정책위의장 간 특별법 실무 협상에서 이 부분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큰 틀에서 합의는 됐지만 세부사항에 관한 비공개 회담이 오늘 예정돼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우윤근 정책위의장을 내세워 특검 추천권을 사실상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가 행사하는 조항을 특별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월호 국조특위 증인채택 협상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호성 부속실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등 야당에서 요구하는 증인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아예 특별법 관련 합의를 폐기하고 새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위원장은 “국조특위 증인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특별법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 증인 협상이 틀어지면 특별법 합의도 무산될 수 있음을 직접 시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11일 의원총회에서 실무협상 결과를 포함한 이번 합의의 배경과 내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이해를 구하기로 해, 의원총회가 세월호법 사태의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사흘 내내 당사자인 유가족들과 소속 의원들을 만나거나 접촉하면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이날도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유족들과 만나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안됐기 때문에 ‘다 무효다’라는 것은 지금까지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저를 믿은 대로 계속 믿어 달라. 시간이 가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읍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