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사회적 환경은 가혹하기만 하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희망퇴직 등 조기퇴직이 늘어나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은 더욱 짧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고연령자들을 위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2014 은퇴백서’에 따르면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월 평균 22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회사를 나올 경우 국민연금이 지급되는 62세까지는 한참 남았고, 별도로 가입한 개인연금도 변변치 않다면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금융사들은 실버세대들이 은퇴 후 공백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방법으로 ‘가교형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가교형 금융상품의 특징은 퇴직금 등 목돈을 예치하고 이를 국민연금 수령 전 공백 기간 동안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처럼 장기간 가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1년에서 5년 등 거치기간과 지급기간을 짧게 연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가교형 금융상품은 거치 방법에 따라 다양한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KB금융에서 판매 중인 ‘KB골든라이프적금’과 ‘KB골든라이프예금’, IBK기업은행의 ‘IBK연금플러스 통장’은 은퇴 공백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사 역시 가교형 연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트리플라이프연금보험’, ‘교보시니어플랜연금보험’을 시판 중이다.
가교형 금융상품 외에도 금융권에서는 실버세대를 위한 다양한 전용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은퇴생활비 관리 입출금 전용통장인 ‘미래설계통장’은 개인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금과 은퇴생활비를 한곳에 모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평생파트너’ 상품은 적금과 예금을 결합해 노후설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직장인부터 연금을 받는 은퇴자까지 평생 이용이 가능한 이 상품은 단기형과 장기형에 따라 다양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은퇴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실버세대를 위해서다.
기초노령연금을 수령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나은행의 ‘행복연금통장’도 눈여겨보자. 입출금이 자유로운 이 통장은 매월 연금만 이체해도 1.7%의 금리를 제공한다.
실버세대들은 은퇴 후 생활자금뿐만 아니라 건강관리 역시 중요한 문제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얼굴엔 주름이 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질병에 시달리는 시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특히 실버세대들은 3대질병(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75~79세의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1805명으로 전체 평균인 405.1명과 비교했을 때 4배가량 높다.
보험사들은 다양한 건강 위험 요소를 보험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노후생활의 기본이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실버세대를 위한 전용 보험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보험사들이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암 전용 보험이다.
암보험은 보장금액·보장횟수·가입대상 및 보험기간 등의 다양화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한 게 특징이다. 먼저 가입연령을 70~80세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암에 걸렸던 사람도 가입할 수 있고 사망 시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암보험은 갱신 주기가 3년부터 15년까지 다양하다. 갱신 주기가 길수록 해당 기간에 보험료 인상은 없지만 갱신 시점에 크게 오를 수 있다. 일부 회사는 갱신형이 아닌 15년 만기, 100세 만기 등 비갱신형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암 종류마다 지급되는 보험금도 다르다. 유방암·전립선암·대장암 등은 일반 암보다 적은 액수의 보험금을 책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입 전 생보협회 홈페이지나 손보협회 홈페이지 상품공시실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들도 실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과 현대해상은 실버세대도 가입할 수 있는 ‘종합보장보험 생활의 자신감’,‘간편가입건강보험’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