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쓰이는 한자 5000자에서 8000자로 대폭 확대

입력 2014-10-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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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규격 표준화된 한자 다수 추가…개정 대법원 규칙 이르면 올해 내 시행

지난달 딸아이를 출산한 직장인 여성 A씨는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난감한 일을 겪었다. 이름을 '별이 반짝이는 기운'이라는 뜻의 '혜인(暳絪)'으로 지었지만, '기운 인(絪)'은 이름용 한자가 아니라서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기운 인'자는 한국 산업규격으로 표준화된 글자로, 이미 일반 PC에서 전산입력이 가능한 글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A씨와 같은 사례를 겪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기존 5761자에서 8142자로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가족관계 등록법은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를 대법원 규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대법관 회의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올해 내로 시행될 예정이다.

현행법상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진 인명용 한자가 아니라면 가족관계등록부에 그대로 올릴 수 없다. 실수로 인명용 한자가 아닌 한자가 포함된 출생신고서가 수리됐더라도 이를 발견한 담당공무원은 간이직권정정 절차를 통해 직권으로 이름을 한글로 고치고 신고인에게 통지할 수 있다.

현행법은 한글이나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이름을 짓도록 하고 있다. 동일한 가족관계등록부에 있는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성을 제외하고 다섯 자를 넘는 이름도 사용할 수 없다.

주무부처인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은 "인명용 한자를 대폭 확대해 한자 이름에 대한 국민의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국민의 편의성 및 성명권을 보다 충실하게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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