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류의 심장, 신오쿠보의 현재는? [이꽃들의 36.5℃]

입력 2014-11-24 07:03 수정 2015-09-2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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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쿠보와 JYJ 도쿄돔 공연으로 본 일본 한류

▲19일 찾은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신오쿠보 역과 한류샵(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19일 찾은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신오쿠보 역과 한류샵(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11월 19일. 일본 도쿄 JR 야마노테선에 몸을 실었다. 쌀쌀한 기운이 볼을 스치는 오전 9시. 북적이는 한 매장. 깔깔깔. 입구부터 50대 아주머니들의 유쾌한 목소리가 높아진다. 목소리가 향하는 곳엔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합성사진 책갈피 속 여장을 한 채 야릇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옆에는 JYJ 김준수의 얼굴이 담긴 열쇠고리를 만지작거리는 40대, DVD 속 땀에 젖은 박유천의 라이브 실황 화면에 쇼핑 도중 넋을 놓고 바라보는 20대들이 있다.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신오쿠보 역 부근에 한국과 한류 제품 가게가 줄줄이 위치한 한류 거리 풍경이다. JYJ 콘서트가 열리는 이날 일본 한류의 축소판인 신오쿠보는 이른 시간부터 냉랭한 바깥 날씨가 무색하게 세대불문 열정적인 한류 팬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2~3년전 항상 한류팬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일본에서 유일하게 임대료가 오른 신오쿠보의 한류거리의 풍경은 온데간데 없다. 일본에서의 한류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신오쿠보 가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편 야구 등 각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도쿄돔은 이날 오후 일본 최대 규모 실내 콘서트장으로 탈바꿈했다. 바로 JYJ의 콘서트를 위해서다. JYJ 세 사람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5만 객석을 이틀 연속 가득 메웠다.

가수 이승철의 입국 거부로 한국에서의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일본의 보수 우익적인 정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류 시장 위축 우려가 증대되는 가운데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도쿄를 방문했다.

▲18일과 19일 총 10만명의 관객과 함께 도쿄돔에서 2014 JYJ 재팬 도쿄 돔투어 이치고 이치에 인 도쿄가 열렸다.(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18일과 19일 총 10만명의 관객과 함께 도쿄돔에서 2014 JYJ 재팬 도쿄 돔투어 이치고 이치에 인 도쿄가 열렸다.(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의식해 혐한 시위에 대한 비판 발언을 잠시 내놓았지만, 혐한 단체 간부와 스킨십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망언을 쏟아냈던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은 이미지 개조를 위해 혐한 시위 주도자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회장과 면담쇼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일 정치 관계와 일본의 반한류 분위기는 각종 미디어 이슈와 이익관계 수단으로 불안하게 휘둘리고 있다. 이는 한 때 미래 산업으로 떠오른 문화 콘텐츠 시장에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다.

“(손님이) 많아야 되는데 요즈음은 한류스타 공연 있는 날만 붐비네요. 어제(18일)는 엑소 콘서트가 있었다죠?” 소지섭, 김남길, 이승기, 빅뱅, 투애니원, 인피니트…. 스타가 담긴 각종 잡화를 판매하는 신오쿠보 한류샵 화장품 코너에서 손님을 반기고 있는 40대 직원의 말이다.

여전히 국내 연예기획사와 한류스타들은 기로에 선 일본 한류를 재도약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류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경쟁력 있는 스타의 콘텐츠는 분명 유효성을 발휘한다. 이는 일본 팬들과 직접 만나는 공연으로 돌파구를 찾는 JYJ, 엑소, 빅뱅 등 가수들의 최근 활동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완성도 높은 스타 콘텐츠의 위력을 절감한다.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유지하는 게 상대방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tvN 드라마 ‘미생’ 9회 대사처럼, 본질을 잃지 않는 전략이야말로 한류 난세를 뚫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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