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해외직구는 201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해마다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해외직구 금액은 1조3589억원에 달해 벌써 지난해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연내 국내 해외직구 2조원 시대가 열리는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직구시장이 대폭 성장하는 것은 동일 제품의 국내외 가격차이를 인지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추구하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직구족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미국이다. 이는 미국 쇼핑몰의 가격 혜택이 큰 것과 함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쇼핑 시즌 운영, 환율하락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진행되는 최대 쇼핑 대목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품목별 할인율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최대 80%까지 저렴하다.
반면, 외국 쇼핑객들이 국내 온라인몰을 통해 우리 상품을 구입한 소위 ‘역직구(해외직판)’는 그야말로 쥐꼬리 수준에 불과해 심각한 온라인쇼핑 역조 현상을 나타냈다. 관세청 전자상거래자료에 따르면 역직구 금액은 지난해 265억원에서 올해는 10월 말까지 247억원에 그쳐 연말까지 300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해외 직구 금액에서 역직구를 뺀 온라인쇼핑 무역역조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1조3342억원에 달해 불과 3년 새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편, 국내 해외직구 시장의 급성장으로 업종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금융과 운송업종은 이 같은 직구 트렌드의 변화를 반기는 모습이나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있는 유통업과 전자업계는 울상이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직구 온라인 결제 증가로 전자결제주와 카드사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치며, 운송관련주도 물량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자업계와 유통업계의 고민은 깊다. 특히 백화점·홈쇼핑·아웃렛을 비롯한 유통업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 연구원은 “좋은 품질의 물품을 싸게 사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물품을 사는 횟수를 늘려나갔으며 이는 곧바로 국내 유통주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 “특히, 백화점의 경우 의류·잡화·가전제품의 매출이 75% 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의 독점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하고 있어 해외직구 확대 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로 발걸음을 옮기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 등이 인기수입상품을 한데 모아 놓은 편집숍을 오픈하거나, 대대적인 세일 행사, 직구 수요가 많은 브랜들의 병행수입을 늘리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