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지역발전의 성공 키워드

입력 2014-11-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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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박근혜 정부 지역정책의 비전인 ‘국민에게 행복을, 지역에 희망을!’에 담긴 주요 내용은 이른바 희망(HOPE)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주민이 실생활에서 행복(Happiness)을 체험하고, 행복한 삶의 기회(Opportunity)를 고르게 제공받으며, 자율적 참여와 협업(Partnership)의 동반자 관계를 기반으로 전국 어느 곳에서나(Everywhere) 원하는 삶의 질을 보장받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그려가는 지역의 모습이다.

참여정부의 ‘행정도시’, 이명박 정부의 ‘광역경제권’ 등 이전 정부의 지역정책 개념이 국토 균형 발전에 기반한 거시적 관점이었다면, 박근혜 정부의 HOPE 프로젝트는 보다 미시적인 관점으로 지역을 바라본다. 경제발전을 위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총생산을 늘리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의 변화, 이를 통해 실제 삶의 질을 끌어올려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따라서 이제는 지역정책을 만들어내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필요한 것을 기획하고 지역에 배분하는 하향식이 아니라 지역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내서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상향식이다.

그만큼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의 관계자들, 지역주민들의 역할과 책임감이 이전에 비해 막중해졌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설명하는 세 가지의 콘셉트만 확실하게 기억해 둔다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발전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고 각 지역에서 연착륙하고, 주민행복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자율’이다. HOPE 프로젝트의 제1원칙은 지역민의 손과 발로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해결하도록 지역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역대 지역발전정책들은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지역은 이를 따라가는 형태였기 때문에 각 지역의 다양한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정책이 진행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역민과 지자체가 지역사업의 성공적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체다.

두 번째 키워드는 ‘협력’이다. 그동안 지역사업은 주로 행정구역 단위를 기준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지역은 아예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반면, 어떤 지역에서는 사업이 중복 집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뛰어넘어 중앙과 지역, 지역과 지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해졌다. 협력을 통해 모든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예산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역발전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주민행복’이다. 그동안 지역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도로나 건물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주거나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데 주력했다면 현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은 복지, 의료, 안전 등 주민의 생활과 밀착돼 있는 기초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지역행복생활권 사업을 한 번 살펴보자. 각 시·군 간 자율적 협의를 거쳐 총 56개 생활권을 구성하고 2176개의 과제를 발굴한 결과 이 중 1488건이 최종 선정됐는데, 선정된 과제 중에는 진안과 장수 지역 오지마을에 상수도를 공급하자는 아이디어, 신생아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영주·봉화 지역 공동으로 운영하자는 제안 등 현지 주민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보지 않으면 발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오는 12월 3일부터 6일까지 광주광역시에서는 ‘2014 지역희망박람회’가 개최된다. 각 지역에서 주민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랑하는 자리다. 도시 구조 개편으로 점차 쇠락해 가던 재래시장에서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 거듭난 광주 대인예술시장, 마을 공동 생산물을 재배하는 데 농촌 어르신들을 참여시켜 농촌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전북 완주군 두레농장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지역민들에게는 박근혜 정부 지역발전 정책의 비전을 확인하는 기회이며, 지역사업 관계자들에게는 좋은 학습과 경험의 장이 될 것이다. 보다 많은 분들이 행사장에 오셔서 우리 지역의 밝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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