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링카’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올해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가 ‘실속’인 만큼 합리적 가격의 고연비 차량으로 대변되는 ‘착한 차’가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2년 만에 베스트셀링카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분야에선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유력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3000만원 이하의 가격에 연비가 좋은 이른바 ‘실속 있는 차’라는 것이다.
쏘나타는 올해 1~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총 8만8485대가 팔렸다. 쏘나타의 월 평균 판매대수가 8800여대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0만대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쏘나타는 2012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링카’의 왕좌에 앉게 된다.
현재 쏘나타는 기존 모델인 YF를 비롯해 신형 LF, 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올해 출시된 신형(LF) 쏘나타는 전작보다 신차 효과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3000만원대 이하(2255만~2990만원)에 형성된 판매가는 확실한 경쟁력이다.
신형 쏘나타와 사양이 비슷한 닛산 알티마(3350만∼3750만원), 혼다 어코드(3250만∼4150만원), 포드 퓨전(3695만∼3995만원)보다 저렴하다. 가장 최근 출시된 캠리는 2.5 가솔린 모델(3390만원)과는 최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연비 부문에서도 신형 쏘나타는 이들 경쟁 차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와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경쟁 차종에 비해 연비가 뒤처지지 않고,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쏘나타의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경우 쏘나타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복합 연비는 리터당 18.2km로 경쟁 모델인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16.4km/ℓ)보다 우수하다.
수입차 중에서는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올해 돌풍을 일으켰다.
티구안은 SUV 열풍을 타고 올 10월까지 6371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티구안은 2008년 7월 국내에 첫 출시된 이후 10월 기준 누적 판매대수 1만9573대로 집계됐다. 11월 말 기준 누적 판매 2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수입차 가운데 단일 모델 기준으로 판매대수가 2만대를 넘은 차량은 ‘BMW520d’, ‘BMW 528’, ‘메르세데스-벤츠 E300’ 등 3종밖에 없다. 티구안은 올해 자동차 시장의 ‘착한 차’ 훈풍을 타고 수입차 중 네 번째이자 국내 누적 판매 2만대를 달성한 최초의 폭스바겐 모델이 됐다.
티구안은 3000만원 후반대의 저렴한 가격과 높은 연비(13.8㎞/ℓ)로 합리적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수입차도 3000만원대로 살 수 있다는 이른바 ‘수입차 신드롬’을 일으키며 판매가 급상승했다.
특히 2011년 4륜구동 디젤 모델인 2.0 TDI 블루모션이 나온 후에는 판매 속도가 빨라졌다. 3468대 팔린 2012년에는 수입차 베스트셀러 5위, 5500대 팔린 지난해에는 BMW 520d(8346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티구안의 인기 비결은 연비 외에도 우수한 주행성능과 여유로운 실내공간 등이 꼽힌다. 티구안에 탑재된 2.0 TDI엔진은 세계에서 디젤 엔진을 가장 많이 만드는 메이커의 대표 제품인 만큼 성능이 검증됐다. TDI(Turbo Direct Injection)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직분사 엔진이다. TDI 엔진을 이용할 경우 높은 압력으로 압축한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손실은 줄고 주행 성능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