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닷컴은 영화 ‘허삼관’으로 감독, 주연에 동시 도전한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지난 15일 개봉한 ‘허삼관’은 세계적 소설가 중국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 코믹 가족드라마를 표방한 작품이다. 돈 없고, 대책 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뒤끝만은 넘치는 허삼관이 절세미녀 아내와 세 아들과 관련해 겪는 우여곡절을 담은 작품이다. 주목할 점은 하정우가 감독과 주연배우로 1인 2역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에 하정우는 “2011년 말 처음 소설을 받았다. 당시 감독이 아닌 주연배우로 제의를 받았다. 나이가 어려 역할을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고사했지만 제작사에서 제가 마흔이 될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 했다. 결국 1년만 더 기다려 달라 말하고 수락했다”며 “그런데 당장 정해진 감독이 없었다. 연출 제의도 함께 받았다. 결정할 수 있었던 힘은 ‘허삼관’의 매력적 스토리 때문이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이어 “초등학교 때 찰리 채플린을 보면서 배우와 감독을 겸하는 것을 막연하게 꿈꿨다”며 “‘베를린’을 끝내고 매너리즘에 빠졌다. 제 연기가 소비되고 있다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꼈다.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감독을 생각했다. 영화라는 작업에 대한 원론적 질문이 생겼다. ‘도대체 이게 뭐길래’라는 생각으로 직접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동시에 여주인공을 흔쾌히 맡아준 배우 하지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극중 하지원의 존재감이 가장 크다.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다”며 “허옥란은 소설에서 더 가볍고 수다쟁이이며 색이 있는 인물이다. 이를 ‘한국’ ‘충청도’에 입혀 재해석했다. 영화 전체 인물 중 허옥란이 안방마님처럼 중심을 잡아줬으면 했다. 하지원은 존재 자체만으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배우다. 도시적이면서 건강한 이미지의 공존은 이질감 없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무한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