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이 직급제도를 간소화시키고 호칭을 통일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다.
22일 관련회사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기존 ‘수석부장-부장-과장-대리-주임-사원’등 6단계로 나뉜 직급체계를 축소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편된 후에는 선임 매니저와 매니저 등 3~4단계로 축소돼 오는 3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 체제로 전환하면 팀장을 맡고 있는 부장을 제외한 모든 팀원들은 매니저로 묶이게 된다.
또 직원들의 외부 호칭은 모두 ‘파트너’로 통일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내 소통을 강화하고 실무급 사원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신세계는 이달 내로 직급체제 간소화 방안을 발표하고, 직원들에게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직제 간소화는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정년을 60세까지 의무적으로 늘리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직제 간소화를 통해 승진에 대한 부담도 덜고 인력 운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그룹도 지난 2011년 사업급 직제 간소화에 이어 지난해 임원 직제 개편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이사와 이사대우 직급을 폐지하고 상무보로 단일화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롯데의 임원직급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의 5단계로 축소됐다. 이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부장-차장-갑·을 과장-대리-사원’ 등 5단계로 구분되던 직제 호칭을 ‘수석-책임-실무자’로 간소화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사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의 사내 호칭을 직급 대신 ‘님’으로 통일시켰다. 호칭 통일이 조직 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매주 화·목요일 아침에 서로를 칭찬하는 ‘화목데이’ 운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실제 회사 건물 내 화장실과 복도 등 곳곳에 캠페인 종이를 붙여 놓았다.
이는 기존에 실시한 존댓말 사용하기 운동보다 강화한 캠페인으로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 체계 대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상사보다는 고객 중심의 사고를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행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