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을 실시 중인 현대중공업이 1380명 이상을 구조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2일 희망퇴직 대상이 과장급 이상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면담을 모두 마쳤다.
이와 관련, 면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면담을 한 직원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말을 상급자가 했다”며 “이 때문에 사내 직원들은 희망퇴직이 아니라 사실상 정리해고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직원 간에는 사측이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1380명을 내보낼 것이란 문서가 나돌고 있다. 이 문서에는 퇴직을 불응하는 직원에게는 직무경고장을 발부하거나 인사위원회 회부 조치를 내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연장근로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한 직원은 “이번에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2월 이후에 아무런 혜택도 못 받고 그냥 회사를 나가게 될 수 있다”며 “책상을 빼기 전에 알아서 신청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사무직 노조를 설립한다 해도, 설계부문 이외에는 응집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사실상 기댈 곳이 없어 회사의 퇴직 강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퇴직 규모를 사전에 정해놓았다는 것은 소문에 불과하다”며 “희망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강성 성향으로 꼽히는 후보자가 대거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175명을 선출하는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현재까지 당선이 확정된 110여명의 대의원의 상당수가 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15곳의 대의원 결선투표를 추가 실시한다.
지난해 20년 만에 파업을 실시한 현 집행부는 사측과 아직 임단협을 타결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추가 파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