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지난해 실적 탓에 연초부터 분위기가 무겁다. 이에 이해욱<사진> 부회장의 그동안의 경영 전략과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펼쳤다. 국내에서는 아파트 분양으로 ‘완판’ 행진을 이어갔고, 대림 그룹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호텔 사업에도 진출했다.
대림산업은 세계경제 침체 지속, 유가 급락 등의 악재 속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건축사업은 수주목표(2조1500억원)를 초과 달성했으며, 토목사업 역시 수주 목표치인 1조6500억원을 채웠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은 이 같은 회사 분위기를 대변하지 못했다. 대림산업은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으로 2014년도 실적이 매출 9조2961억원, 영업손실 2703억원, 당기순손실 441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과 견줘 매출액은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분기별 적자 전환은 있었지만 연간 적자는 오랜만이다.
대림산업은 ‘실적 폭탄’을 맞은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문제를 꼽았다. 작년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현장 4곳과 쿠웨이트의 현장 1곳에서 발생한 약 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지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하도급업체 생산성 저하에 따른 공기 지연, 공기 준수를 위한 돌관공사 비용 등이 비용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인건비 상승과 공기 지연의 주된 이유는 현지 정부의 정책이 컸다. 2011년부터 사우디 정부의 정책이 바뀌면서 시장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자국민 의무고용을 강화하는 사우디 정부의‘현지화 정책’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숙련된 현지 인력은 부족한데도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하자 발생은 늘었다. 또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공기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야간작업이 진행돼 추가인력 공급이 필요하게 됐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현지 인력의 인건비는 2011년 말 대비 2014년에는 100% 성장했다.
대림산업이 사우디에 집중하는 이유는 1970년대 중반부터 진출한 중동의 수주 텃밭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지 발주처와의 관계나 신뢰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이번 사업지 선정에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현지 정부의 ‘태클’은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계획 중 첫째로 사우디 등 대형 프로젝트 현장 준공에 박차를 가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대형 사업장이 마무리 되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림산업은 “문제의 사우디 현장들은 올해 안에 대부분 준공될 예정이어서 추가 비용 상승은 제한적이고 올해 안에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