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해외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공시가 이달 말 관련규정 개정을 앞두고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해외 유가증권을 발행하더라도 규정상 명시된 경우 외에는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7일 금요일 장 마감 이후에만 무려 10곳의 기업이 해외 CB, BW 발행을 공시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유진로봇, 제일엔테크, HS홀딩스, 조이토토, 아이콜스, ICM, 어울림정보, 이노셀 등 8곳과 아인스, 신일산업등 2곳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 해당됐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10개사의 해외 CB, BW 발행 총액은 7600만달러(714억4000만원)로 상장사 1곳당 평균 760만달러(71억4400만원)의 금액을 조달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아인스와 신일산업을 제외할 경우(각 300만달러) 코스닥 상장사 8곳은 1개사당 평균 875만달러(82억원)을 마련, 소액공모(20억원 미만) 4배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이중 조이토토는 해외 CB, BW를 각각 1000만달러씩 발행키로 해 가장 많은 2000만달러(188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게다가 납입일 한달 뒤인 12월 23일부터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권리행사가 가능해 국내 주식시장의 물량 부담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CB, BW 등 주식연계사채의 발행한도는 각 상장사별 정관상 한도를 정하면 될 뿐 별다른 규제가 없으며, 증권거래법상 주식관련사채는 사채발행한도상 예외적용을 받고 있다.
따라서 자금 사용처, 재무상황 등을 자세히 기재하는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된 해외 CB, BW 발행을 통해 상당기업들이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상 회사채 발행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만큼 해외 CB, BW발행으로 적지않은 자금을 끌어들이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해외지역을 대상으로 CB, BW 등 유가증권 발행시 해외에서 유통된다는 전제하에 유가증권신고서를 면제해왔다.
그러나 국내거주자의 편법적인 주식인수 수단으로 사용되고, 수개월래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등 잇단 문제제기로 인해 '유가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 관한규정'이 11월 말쯤 개정된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국내법인의 유가증권 해외발행시 유가증권신고서의 제출의무 면제기준을 마련, 단기에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증권에 관한 공시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4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이르면 다음주 중순인 이달 말쯤 개정안이 시행될 것"이라며 "다만 그 시기는 매일 발행되는 관보 게시일 이후로 시행일은 관보게재 시기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유가증권의발행및공시등에관한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법인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없이 해외에서 발행한 유가증권(CB, BW, DR)의 전환권 행사 등으로 인해 발행된 주권이 1년이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한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면제된다.
규정안에 명시된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면제기준은 ▲1년간 국내거주자의 취득금지 조건을 유가증권 권면에 기재하고, 외국투자자가 확인·서명한 동의서를 징구함과 아울러 당해 동의서의 이행담보장치를 강구한 후 발행하며 ▲발행지 예탁기관에 1년간 예탁 ▲기타 1년내 국내 거주자가 취득할 수 없는 구조로 발행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규정안 12조)
또 해외증권 전환 등 금지기간 단축 요건도 강화했다. 그동안 일정요건 충족시 발행일 한달 뒤부터 신주 전환을 허용했으나, 개정안은 전환권 행사 등으로 신주가 1년내에 국내로 유입될 경우에도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규정안 6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