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유가 △달러를 결정짓는 유로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 등으로 3~4월 원화 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세를 멈추며 한국 경상흑자에 대한 상향조정이 멈췄다"며 "실제로 유가가 반등 양상을 나타낸 이후 원화는 약세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지난 연말 이후 원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요인을 달러가 아닌 '유가'로 꼽았다. 지난 11월 이후 달러 강세폭은 약 9%였지만 유가 하락폭은 45%에 달했다.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며 한국 경상수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자 달러 강세에도 원화가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 GDP와 유가 추세는 15년만에 만났고, GDP 대비 유류소비 비중도 86년 유가 폭락 이후와 동일해졌다"라며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유가는 45~50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유가로 인한 원화 강세도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경기 반등세도 원화 약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CB(유럽은행)의 양적완화가 유로화 약세보다 경기회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3월 ECB(유럽은행)의 양적완화를 기점으로 유로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될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고 있지만 ECB 자산규모 추세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어 유로화는 통화완화보다 경기회복 모멘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CB 자산규모와 유료화는 연동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ECB 자산규모는 줄었음에도(유로화 강세 요인) 유로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양적완화로 인한 유로화 약세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양적완화로 인해 경기회복 가능성이 커졌고, 유로화가 반등하면서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원화 약세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3~4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 경제지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임을 말하고 있다"며 "이미 상당 수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이번에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환율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