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이 국내에서 2년 연속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의 지난해(2013년 12월~2014년 11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한 3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이 53.7%로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반 토막 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48.7% 감소한 26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H&M은 지난해 신규 사업과 공격적인 매장확대 정책을 펼쳐 매출은 증가했지만 판매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H&M은 지난해 6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지난 2009년부터 3013년까지 매년 평균 3개 매장을 개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매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H&M홈’과 세컨브랜드 ‘코스’가 나란히 국내에 상륙했다.
H&M은 2009년 국내 진출 이후 꾸준히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매출은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83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2년 최고점을 찍은 뒤 2013년부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3회계연도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의 134억원 보다 53.7% 감소했고, 순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의 110억원 보다 53.8% 줄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2년 14.9%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3년 5.1%, 2014년 2.4%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내에서의 실적 부진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H&M은 지난해 미국에 51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의 86개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토종 브랜드 GAP과 아베크롬비앤피치가 각각 1.71%, 0.39%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H&M이 한국화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니클로나 자라에 비해 화려한 콘셉트를 보수적인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영업 회복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