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병원의 응급실이 응급 환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응급 환자가 수술실이나 병실에 가기 전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6시간에 달했다.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응급 병상 수에 비해 환자 수가 많은 병원도 10곳이나 됐다.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긴 병원은 서울보훈병원이었으며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응급실은 서울대병원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15일 공개한 ‘2014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국 4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중증 응급환자가 수술실이나 병실 등에 올라가지 못하고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응급실 재실시간)은 평균 6.3시간이었다.
중증환자의 응급실 재실시간이 제일 긴 병원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서울보훈병원으로 무려 37.3시간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인제대학교부산백병원(18.5시간), 전북대학교병원(17.0시간), 서울대학교병원 (16.5시간), 분당서울대학교병원(14.2시간), 양산부산대학교병원(14.1시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14.0시간), 조선대학교병원(13.6시간) 등의 순이었다.
응급실 병상수에 비해 응급환자가 어느정도 많은지를 나타내는 ‘과밀화지수’가 가장 높은 병원은 서울대병원으로 175.2%였다. 과밀화지수가 100%를 넘는다는 것은 응급병상수에 비해 환자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상이 없으면 응급실 내원환자는 간이침대, 의자, 바닥 등에서 대기할 수 밖에 없다.
서울대병원 외에도 전북대학교병원(154.0%),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서울보훈병원(138.5%), 삼성서울병원(133.2%), 전북대학교병원(130.7%), 분당서울대학교병원(125.5%), 전남대학교병원(115.9%),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110.8%), 연세대의대세브란스병원(105.5%), 서울아산병원(103.8%)도 100%를 넘었다.
이처럼 응급환자 수용능력이 부족한 곳이 많은 까닭에 다른 병원에서 응급실에 한번 옮겨온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는 ‘비치료 재전원율’은 4.0%나 됐다. 다른 병원에서 응급실에 옮겨온 환자 100명 중 4명은 다시 다른 병원을 찾아가며 최소 3곳 이상의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셈이다.
평가 대상 전체 의료기관의 시설·장비·인력에 대한 법정기준(응급 전담의사 1~2명, 전담 간호사 5명 등) 충족율은 작년보다 2.5%포인트 증가한 83.9%를 기록했다. 하지만 군 지역 취약지 지역응급의료기관의 법정기준 충족율은 63.4%로 낮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