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비자금 일부가 현지 리베이트 용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포스코건설 협력업체 흥우산업 관련사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비자금 100억원 중 상당한 금액이 리베이트로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은 포스코건설이 그동안 해명해 온 내용과 상반된다. 포스코건설은 하지만 현지 발주처 사업 특성상 리베이트 자금이 필요하고, 조성된 돈은 모두 여기에 쓰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리베이트 자금으로 사용했을 경우, 배임만이 문제되지만, 업무와 관계없는 곳으로 돈이 쓰였다면 횡령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에 넘겨질 경우 횡령과 배임의 양형기준은 같지만, 각종 정상 참작사유를 인정하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횡령 쪽이 더 엄격한 편이다.
포스코 건설은 임원들이 동남아 지역 사업 과정에서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비자금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현지 발주처에 리베이트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자체 감사에서 이런 비리를 적발하고 징계조치했다.
이날 횡령 혐의가 적용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장 출신 박모 상무도 이러한 정황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상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