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6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서울고법 판사, 춘천·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의 감사원장 시절 감사위원을 지낸 인연이 이어져 1996년 당시 이회창 선대위의장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들어게 됐다. 그해 실시된 15대 총선부터 19대까지 내리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원내대표부터 당대표까지 중책을 맡은 바 있다.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란 뜻)이란 별명처럼 다소 부드럽거나 편한 이미지이지만 면밀하게 실속은 모두 챙기는 리더십으로 유명한 황 사회부총리는 물밑 조율이 필요할 때에는 양 극단의 당사자들을 집요하게 끌어들이는 면모도 갖추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안 움직이는 듯이 움직이면서 물밑에서 모든 현안을 조율하는 분”이라며 황 부총리를 평가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와의 인연은 새누리당에서 시작됐다. 황 부총리가 지난 2012년 5월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로 선출된 후 정확히 1년 후인 2013년 5월 15일 최 부총리가 원내대표로 뽑히면서다.
황 부총리는 당 대표로서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 ‘비둘기파(온건파)’로 불렸고, 최 부총리는 원내대표로서 강한 추진력·돌파형 리더십을 구사하며 합을 맞춰왔다. 최 부총리가 박 대통령의 확고한 신임을 바탕으로 당·청 관계를 사실상 총괄했지만, 당 대표인 황 부총리와 협의 채널을 구축해 서로 필요한 부분은 수용하고 아우르며 조화로운 당 운영을 해오며 친분을 쌓았다. 이런 호흡을 바탕으로 경제-사회 부총리로서 조화 역시 잘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부총리는 당에서 활동할 당시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주영 의원과 각별한 사이다. 4살 터울인 이들 모두 서울대 법대를 나와 판사 생활을 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황 부총리를 든든한 자산이라고 표현할 만큼 친분이 두텁다. 이들은 새누리당에서 당 지도부로 활동할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당을 이끈 바 있다. 황 대표도 이 최고위원을 “당에 꼭 필요한 소중한 분”이라고 표현하며 각별한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과의 친분도 남다르다. 그는 지난 2012년 당대표 시절 최고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에 그를 앉히기도 했다. 당시 황 부총리는 “내 옆에서 나를 계속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비서실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의원은 황우여 부총리가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홍일표 의원이 새누리당 대변인을 맡을 때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인혁당 발언과 관련, ‘사과’ 브리핑 혼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당대표를 맡고 있던 황우여 부총리가 직접 사퇴를 만류하며 그를 옹호한 바 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황우여 대표 특보단장에 홍일표 의원을 내정하는 등 각별히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같은 종교를 가진 국회의원들과 모임을 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 국회의원 모임에 참여 중인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허천 전 새누리당 의원, 임두성 전 한나라당 의원,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인물과, 김성순 전 민주통합당 의원, 이용경 전 창조한국당 의원, 서종표 전 민주통합당 의원 등 야당 인물까지 폭이 넓다.
이 밖에도 황 부총리는 서울대 법대 65학번 동기인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강만수 전 KDB회장, 조영래 인권변호사 등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미 기자 bo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