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관련 종목은 올해 강세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테마다. 이미 지난달부터 과열 우려가 제기됐지만, 꺾일 줄 모르는 상승세는 과열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슈넬생명과학 등이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돼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경남제약, 네이처셀 등이 투자경고종목에 이름을 올려 둔 상태다. 투자경고는 특정종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실제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올해 극적인 주가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만 해도 10만1000원이었던 한미약품은 지난 10일 종가기준으로 28만5500원까지 약 2.8배 상승했다. 다국적 제약사 릴리에 7800억원 상당의 기술 수출 계약을 수출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해 오고 있다. 의약제품 제조업체인 슈넬생명과학의 주가도 같은 기간 419원에서 715원으로 올랐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변화 폭이 더 가파르다. 경남제약의 주가가 2240원에서 8200원까지 약 4배 올랐고, 네이처셀도 1070원에서 5359원까지 급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자경고·위험 종목은 주가 상승에 따라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그만큼 투자자들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동폭에 차이가 있을 뿐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약과 바이오업종의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30.0%, 53.3% 올랐다. 이에 일부에서는 1990년대 후반의 ‘닷컴주 거품’에 빗대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제약과 바이오산업의 고성장 전망으로 주가가 추세적 상승 국면에 있지만 단기 상승 국면의 상단까지 올라간 수준”이라며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단기적으로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다 긴 시각에서는 인구고령화 등이 지냉됨에 따라 따라 제약·바이오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에 있다고 말한다. 하 연구원은 “한국 상위 제약사(1위 1조원)의 외형을 글로벌 제약사(1위 46조원) 수준에서 보면 소형 제약사에 불과하다”면서 “한국 제약사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술이 미국 FDA, 유럽 EMA 등에 허가를 받았거나 임상 후기 단계에 있는지, 또 그 기술이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일정 규모 이상 기술 이전을 체결했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