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3일 危於累卵(위어누란) 달걀을 쌓은 것보다 더 위태롭다

입력 2015-06-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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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의병을 비롯한 구국열사들이 나선다. 백척간두(百尺竿頭) 풍전등화(風前燈火) 등 위기를 형용하는 말은 많지만 달걀을 이용해 만든 성어가 역시 실감 난다. 누란지위(累卵之危) 누란지세(累卵之勢) 위여누란(危如累卵) 위어누란(危於累卵) 등. 이 중에서도 위어누란은 달걀을 쌓은 것보다 더 위태롭다는 뜻이니 달걀을 쌓은 것처럼 위태롭다는 나머지 세 가지보다 위기의 정도가 더 심하다.

다음은 사기 범저채택(范雎蔡澤)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 전국시대에 위(魏)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범저는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의 수행원으로 제(齊)에 갔을 때 무능한 수가 대신 재치 있게 처신해 좋은 평을 받았다. 기분이 나빠진 수가는 귀국 후 있는 말 없는 말로 범저를 중상했고, 제나라와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은 범저는 호된 고문을 당했다.

범저는 감시인을 구슬러 정안평(鄭安平)의 집에 숨은 뒤 이름을 장록(張祿)이라 고쳤다. 때가 되면 강대국 진(秦)에 가려 했던 범저는 마침 진 소왕(昭王)의 사자인 왕계(王稽)가 위나라에 왔을 때 기회를 잡게 됐다. 기록엔 정안평이 추천했다고 돼 있지만 범저가 간절하게 부탁했을 것이다.

왕계는 그를 본국으로 데려가 “위의 장록은 천하의 외교관입니다. 진왕(秦王)의 나라는 위어누란이라며 자기를 등용하면 나라가 안태(安泰)해질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를 추천했다. 과연 범저는 그 이후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위어누란은 결국 출세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자기 PR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전국시대와 같은 혼란기에는 제각기 재주와 예능을 바탕으로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유세(遊說)하는 종횡가(縱橫家)들이 많았다. 범저의 雎는 물수리 저로 읽히는데, 睢(물이름 수)와 글자가 비슷해 오랫동안 범저, 범수로 통용됐지만 雎가 옳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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