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퇴직연금 수익률 하락에 비상이 걸렸다. 1분기 비원리금 보장상품의 수익률을 2∼3%대로 끌어 올리며 수익률 개선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2분기 들어 수익률이 0%대까지 내려 앉았다. 최근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 투자한도를 70%까지 확대하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저금리 영향으로 당분간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4개 은행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적립금 잔액은 16조69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5조9805억원) 보다 7142억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의 퇴직연금(DC형)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전분기 대비 1조9376억원이나 급증한 13조6041억원을 기록했며, 올 1분기 6368억원이 증가하면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문제는 늘어나는 규모에 반비례하는 수익률이다. 은행권의 DC형 비원리금보장상품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1.24%로, 전 분기 2.93%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KB국민은행의 경우 1.66%에 머무르고 있으며 농협은행(1.57%), 우리은행(1.47%)의 수익률도 1% 중반 대에 그친다. 기업은행의 경우 0.97%를 기록했다.
은행권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형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14개 은행 2분기 DC형 원리금보장형의 평균 수익률은 0.6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대구은행도 0.73% 정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퇴직연금 수익률은 2∼3%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두 차례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리면서 수익률은 올 2분기 기준 들어 크게 주저 앉았다. 기준금리 인하가 곧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악화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퇴직연금 90% 이상이 원리금보장형으로 이뤄졌는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가 지속된다면 당분간 수익률 상승 여력은 낮다”라고 밝혔다.
비원리금보장형 역시 지난 1분기 KB국민은행이 3.3%까지 끌어올리며 수익률 개선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2분기 들어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까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