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롯데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엄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가 이같이 발언한 배경에는 롯데 경영권 분쟁을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정부 주요기관들이 롯데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형국이다.
이날 오후에 열린 새누리당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롯데 사태’와 관련한 당정 협의에서 기업 총수가 가진 해외 계열사 지분과 해외 계열사가 가진 국내 계열사 지분을 의무적으로 공시토록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자산 합계가 5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해외 계열사 현황 점검과 정보 공개를 확대할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도 지난달 31일 롯데그룹에 해외 계열사 현황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롯데가 자료 거부를 할 경우 그룹 총수인 신격호 회장을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이다. 금감원은 5일 롯데에 일본롯데홀딩스, 일본 L제2투자회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4곳(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알미늄·롯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 대표자와 재무 현황 등의 정보를 내라고 했다.
국세청도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국세청이 일본 롯데 그룹 계열사와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일본에 납부한 세금 정보를 일본 국세청에 요청하는 안이 가장 효과가 클 수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인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 금지를 하는 등 전향적인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와 금감원이 롯데 측에 자료 요구를 한 사항도 롯데가 벌금을 감수한다면 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단 한발 물러서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기존의 순환출자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 “법 개정 검토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도 “기존 순환출자까지 건드리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고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