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던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노사정위원장 업무를 재개하고 노사정 각 협상주체와도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다. 김 전 위원장 복귀가 중단된 노사정 대화 재개에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갖고 위원장은 “오늘부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직무를 재개하고자 한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최선의 방법은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이뤄지는 것인 만큼 중단된 노사정 대화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사정 대화 무산 직후인 지난 4월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활동을 중단한지 4개월만의 복귀 일성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장 개혁은 우리경제 재도약을 위한 절대절명의 과제”라며 “현재 상태의 우리 노동시장으로는 경제도약은 커녕 우리사회 지속가능성 마저 담보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가 재개되면 지난 4월까지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그 연장선에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밖에 논의가 미진했던 과제들도 심화시켜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타협 결렬의 원인이 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등 민감한 사안들을 다시 노사정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겠단 얘기다.
특히 김 위원장은 “어느 한쪽도 부당하거나 억울함이 없도록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일부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근로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계에서도 비용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서 더 노력해주고 청년들의 고용확대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노사정 각 주체가 절박한 심정으로 지혜를 모은다면 노동개혁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4월 협상 전까지 주장했던 이른바 ‘패키지딜’(통상임금, 임금피크제, 비정규직 관련 문제 등을 묶어서 협상)과 관련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복잡성과 상호연관성 때문에 패키지딜 방식이 건설적이라고 본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사의 표명 4개월만에 복귀 의사를 표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위원장 복귀와 활동 재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복귀 배경에 대해 “어제(6일) 대통령께서 담화문 발표 후 제게 전화를 해 노사정대타협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소임을 다해달라고 요청을 하셨다"며 "많은 고심을 했지만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사퇴서를 냈지만 박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의 임기는 6월24일자로 만료된 상황이다. 노사정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위촉한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위원은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자가 위촉될 때까지 계속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위원장의 경우 임기 만료 이후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박 대통령은 조만간 김 전 위원장을 다시 위촉하고 재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른 시일내 한국노총 등 노동계 대표들과 만나 노사정 대화 재개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회의에서 모든 문제를 열어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광복절 이전에 노사정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