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달비용이 싼 예금의 비중은 50% 이하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자금조달·운용 규모는 1191조원으로 전년 1073조원에 비해 118조원, 11% 증가했다.
자산운용 중 대출이 68.3%를 차지해 전년 67.6%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각각 13.5%(40조8000억원)와 17.9%(45조9000억원)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비중은 21.6%에서 20.9%로 축소됐다.
김대평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간 외형경쟁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유자금을 통한 유가증권 투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은 예금이 49.6%로 가장 많았고 은행채가 15.4%, 차입금이 13.8%, 양도성예금증서(CD)가 5.6% 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예금의 비중이 전년 53.4%에서 49.6%로 줄며 50%를 하회한 반면 은행채와 CD를 통한 시장성 자금조달은 각각 26.1%(38조원)와 25.8%(13조7000억원) 급증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고수익 단기수신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은행권의 요구불예금과 저축예금 등이 꾸준히 줄고 있다"며 “은행채 및 CD 등 시장성자금에 의한 조달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은행의 안정적 영업기반 확보와 조달비용 증가 문제에 보다 위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예금의 평균이자율은 2.8%인 반면 은행채와 CD는 각각 5.1%와 44%로 은행 입장에서 조달비용이 비싸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등이 크게 늘면서 자산운용은 장기화되고 있는 반면 자금조달은 CD와 콜자금 등으로 단기화되고 있어 자금운용의 만기불일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상회하며 자금 중개기능의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관리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부원장은 “시장성 자금조달보다는 안정적인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이 취급되도록 하는 등 자금구조의 건전화를 도모토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