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타협 난항으로 노동시장 개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독자적인 노동개혁에 착수하기로 한 것도 임금피크제 도입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상황에서 구조개혁 실패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훼손될까 하는 우려가 배경이 됐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316개 공공기관 전체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향후 2년간 최대 8000명의 청년을 신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민간기업 전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 시행 시 2016년~2019년 동안 최소 8만8000명에서 최대 13만30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가능하다는 분석했다. 경영자총연합회는 이보다 더 많은 18만개의 청년고용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연세대 산학협력단 연구팀에 따르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채 정년연장이 이뤄지면 청년 신규채용이 8.4%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청년고용절벽 해소를 위해선 근로시간 단축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 등을 보면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 실현될 경우, 시행 첫해에는 약 1만8500명, 누적 약 14~15만명 신규 고용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 치러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경제연구원과 경총은 내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 정년연장 시 향후 5년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 규모를 각각 107조, 115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저성장, 고실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혁은 근로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청년고용절벽을 완화시키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지금은 노동시장 개선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인만큼 청년들이 이 땅에서 큰 꿈을 꾸며 일 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 시행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노동개혁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