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번 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준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를 마치고 성명을 발표한다.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연준의 딜레마가 커진 상황이다. 미국 CNN머니는 13일자 기사에서 미국 경제가 더는 ‘제로(0)’ 금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의 첫발을 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신규 구인은 575만3000건으로 집계가 시작된 2000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5.1%로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미루면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워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 연기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9월 인상이 연준의 메인 시나리오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준 금리인상 관측에 자국 증시가 요동치고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혼란에 지친 신흥국 중앙은행 관계자들도 연준이 차라리 이달 금리를 올리는 것이 낫다고 강조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9월 금리인상을 점쳤다. 이는 8월의 82%에서 뚝 떨어진 것이다.
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난달 기록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긴축의 첫 발을 내딛으면 신흥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미국의 입김이 센 양대 국제 금융기구가 이미 해외 상황을 이유로 금리인상 연기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세계적인 경제 석학들도 금리인상 연기 주장에 동참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주 ‘지긋지긋한 연준’이라는 글에서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 고용지표와 현실의 괴리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나섰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12일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을 하기 전까지는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린 후의 시장 반응을 놓고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나 일각에선 이미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에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