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8%, 6.0%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가 결국 롯데가(家)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가 보유하고 있는 기분가치를 해석에 '경제적 지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신동빈 롯데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친필서명 위임장을 공개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8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패배한 이후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신동빈 회장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동주, 광윤사 지분 50% 확보…경영권 분쟁 승기 잡는다= 신 전 부회장은 '경제적 지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신동빈 회장보다 경영권에 있어 더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경제적 지분의 의미는 롯데홀딩스 주요주주 중 광윤사 뜻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결정되는 종업원지주회 등의 지분을 합하면 광윤사의 롯데홀딩스에 대한 실제 영향력은 28.1%가 아니라 55.8%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뜻에 따라 광윤사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 인만큼 적통성의 인과관계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는 각각 지분 27.8%, 6.0%를 보유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는 우리사주 개념이다. 그러나 자격 취득 시 액면가로 주식을 취득하고 퇴사 등 기타 사유로 자격 박탈 시 역시 액면가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즉 주가가 액면가보다 수십, 수백배 높아도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주가가 올랐을 때 누가 이익을 얻느냐, 이를 고려해 계산한 게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경제적 지분이다. 신 전 부회장 은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36.6%, 신 회장은 29.1%의 경제적 지분을 갖고 있다는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적 지분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흔들릴 필요 없다"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미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결정된 사안을 소송으로 뒤집을 수 없다"며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지분율이 28% 정도라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韓·日 전방위 소송…이사회 장악 숙제 못 풀어 = 신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측 극명한 시각 차이로 롯데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이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직에서 해임되는 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이 한·일 양국에서 제기한 3건의 소송 중 1건은 신 총괄회장 위임장을 받아 일본에서 제기한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무효소송'이다. 나머지 2건은 한국에서 제기한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공동으로 제기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이다.
신 전 부회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는 "소송을 통해 해임이 부당한 목적과 이유에 의해 단행됐다는 사실을 밝히고 같은 기조에서 자행된 롯데그룹 계열사 모두의 (신 전 부회장의) 이사직 해임 행위가 동일하게 부당한 행위였음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앞서 소송 제기는 이미 예견됐던 일로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이라며 "소송이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