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제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른 나라의 교과서 발행체제에는 어떠한지 주목된다.
통상 교과서 발행체제는 국가의 개입 정도에 따라 국정, 검정, 인정, 자유발행 등 4가지로 분류된다.
국정 교과서는 교육부가 저작권을 갖는 교과서를 말한다.
학교는 국정 교과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화가 되면 일반적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가 한가지 교과서로 수업을 해야 한다.
검정 교과서는 민간출판사가 교육부의 검정 기준에 따라 개발하고 검정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국정 교과서보다 국가의 관여가 비교적 적다.
인정 교과서는 국정·검정도서가 없거나 이를 사용하기 어렵고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 교육부 장관의 인정을 받은 도서를 말한다.
자유발행제는 출판사나 저자가 정부기관의 검·인정 절차 없이 발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교과서 발행체제는 국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영국, 프랑스, 미국, 스웨덴 등 선진국은 대부분 검·인정제도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
교육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국가는 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3곳이라고 밝혔다.
또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역사 교과서를 정부가 발행한다고 소개했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대학교수 시절인 2009년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교과서 검정체제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도 "국정 교과서는 독재국가나 후진국가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제도인 반면 검·인정 교과서는 이른바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야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교과서 국정화가 세계적 추세에 어긋나고 국격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우리나라는 분단 등으로 이념적 갈등이 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정화의 필요성을 부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