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9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신흥국 위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한데 이어 금리인상 시도 자체가 연기될 공산이 커지면서 한국경제도 희비가 교차될 전망이다.
글로벌 유동자금의 이탈 우려는 크게 줄었지만 예정된 금리인상이 실시되지 않을 경우 확대되는 불확실성의 진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LIG투자증권의 김유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이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자본유출 리스크가 두 달 이상의 잠복기에 들어가고 달러화 강세가 후퇴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 금리인상 연기론이 금융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43.5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5원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이 수준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7월 14일 달러당 1,142.6원 이후 3개월 만이다. 달러화 약세 탓에 유동자금 이탈 우려가 종식돼 그만큼 원화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예고된 연말을 지나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불투명해질 경우 이에 따른 '불확실성'은 글로벌 유동자금의 장기투자를 주저하게 할 요인이 된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12월까지 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 기준금리 여부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내 경기회복 또한 더딜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지금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덕분에 안정됐지만 "중국이 의미 있게 회복하지 못하면 안도감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못하면 달러화 강세가 시들해지고 유럽이나 일본이 환율전쟁에 나설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신흥국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