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저금리 기조로 인해 약화된 금리정책의 위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물가안정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따라서 금리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금리정책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자 주간금융브리프 금융포커스에 게재한 `통화량 조절수단으로서의 금리정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 95년 5월 콜금리 목표의 변경을 통해 통화량을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금리중시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전환한 이후 유동성 조절수단으로서 콜금리가 통화정책변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장기간의 저금리로 인해 금리정책의 효과가 급격히 약화된 데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금리와 은행대출 간에는 負(-)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통화정책 운용방식을 변경한 1999년 이후에는 양자의 관계가 이론적인 방향과 괴리됐다"며 "금리를 인상(인하)해도 대출과 유동성이 함께 증가(감소)하는 正(+)의 관계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에는 이런 비이론적 관계가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저금리가 장기화된 배경은 물가안정목표 수준이 너무 높게 설정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는 경제주체들에 미래 금리 기조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형성시켰고 시중 유동성의 적정수준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위원은 또 "작년말 통화정책당국이 관리대상지표를 근원인플레이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전환해 실질적으로 물가안정목표를 0.5%P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전년에 비해 하락하고 원자재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황은 역전됐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 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결국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오히려 상향조정한 결과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향후 통화당국이 금리인상에 대해 더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게 된 근거"라며 "하루 빨리 통화당국이 물가안정목표를 합리적인수준으로 조정해 이를 통해 금리정책의 운신 폭을 넓힘으로써 현재보다 기민한 금리대응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