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지원을 전면 보류하기로 한 것은 최근 대우조선의 ‘돈 잔치’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3조원 규모의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대규모 부실 사태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노조는 높은 수준의 임금 등을 요구하며 ‘귀족노조’의 행태를 일삼아 정부와 채권단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 재무상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노조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며 성과급을 나눠주는 행태를 벌인 게 지원 보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혈세 투입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것도 일정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2분기 기준 700%를 넘어섰으며, 산업은행의 실사 결과 추정치인 하반기 손실 2조원대를 추가 반영하면 대우조선의 연말 부채비율은 4000%까지 치솟게 된다.
그럼에도 지난달 대우조선 노사는 임금단체 협상을 통해 직원 1인당 기준 임금의 250%에 각종 격려금 230만원, 회사주식 150주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를 더하면 직원 1인당 약 900만원의 격려금을 챙기는 꼴이다.
지난해 기준 대우조선 평균 임금은 7400만원으로, 삼성중공업(7200만원)과 현대미포조선(7300만원)보다도 높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전면 보류 결정과 함께 대우조서에 노조동의서와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을 개시했다. 답변 시한도 정하지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자구계획을 마련하라는 일종의 압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구계획안과 노조동의서를 최대한 빨리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23일 이사회 안건에 올라갈 예정이던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방안은 안건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빠른 시일 내에 대우조선으로부터 자구계획과 동의서를 받은 이후 이사회를 소집 및 개최하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사 결과와 지원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