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대부분이 실업급여액이 적고 수급 기간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실업급여로 월 126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며 9명은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최소 4개월 이상‘ 필요하다고 봤다. 지난해 기준1인당 월평균 실업급여액 110만8000원이며 평균 수급기간은 113일이다.
고용노동부는 26일 2013년 실업급여 수급자ㆍ미수급자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업급여가 실직기간 중 생활ㆍ재취업 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설문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7%가 적정 실업급여액은 월 126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월 151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2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실업급여 지급 기간은 과반수 이상(56.6%)이 4∼6개월을 택했고 ‘10개월∼12개월’(14.3%). ‘7개월∼9개월’(13.5%)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실업급여 수급자 중 실업급여 수급자들은 실업기간 중 동거가족의 근로소득(46.0%)에 가장 많이 기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급여를 주된 가구소득으로 생활하는 경우’는 35.2%에 그쳤다. 실직자들이 생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구직활동에 전념하기에는 보장 수준이 낮다는 얘기다.
그밖에 저축 등 기존 재산(11.2%), 퇴직금(4.1%), 비동거 가족의 도움(1.8%), 대출(1.0%)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지급액과 수급기간의 대폭 상승을 희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적정 실업급여액으로 가장 높은 251만원 이상을 선택한 경우는 3.9%, 적정 수급기간으로 가장 높은 13개월 이상을 선택한 경우도 5.3%에 그쳤다. 이는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가 고용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데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다만 응답자의 약 70%가 본인이 응답한 적정 실업급여액ㆍ수급기간 확대를 위해 보험료 추가 부담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미수급자에 비해 재취업 소요기간이 길고, 임금 등 근로조건을 고려해 일자리 탐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급자의 71.4%, 미수급자의 73.9%가 재취업을 경험했으며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2∼3개월(29.8%) △4∼6개월(26.3%) △7∼12개월(20.1%) △1개월 미만(14.3%) △13개월 이상(9.6%) 순으로 조사됐다.
‘재취업 소요기간이 3개월 미만’인 비율이 수급자는 37.4%에 불과하지만, 미수급자는 5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수급자의 재취업 소요기간이 더 길었다.
재취업에 시간이 걸린 이유로는 △구인 중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서(34.8%) △임금 등 근로조건이 기대에 못 미쳐서(29.4%) △재취업 준비를 위한 학업(6.5%) 등이었다.
고용부는 실업급여 수급자의 재취업 경험 비율이 미수급자보다 낮다는 것은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한 재취업지원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급자의 재취업 소요기간이 더 길고 재취업 시 임금 등 근로조건을 고려한다는 점은 실업급여 수급이 실직 기간 중 안정적 일자리 탐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88.7%가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사유는 실직 후 즉시 취업(48.7%)이 가장 많았으며 자발적 이직도 26.0%에 달했다.
이밖에 △실업급여에 대해 알지 못해서(5.9%) △실업급여 액수에 비해 고용센터 방문 등 요구사항이 많아서(1.8%) △실업급여 액수가 적어 필요성을 못 느껴서(0.9%) 등의 답이었다.
실업급여 수준을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높이고 수급 기간도 3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지난 9월 16일 발의 된 후 관련 예산이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며 11월 본격적인 법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안이 개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재흥 고용정책실장은 “고용보험법이 통과돼 실업급여 보장수준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경우, 구직자에 대한 재취업 지원 확대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효과적인 재취업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실업급여 수급자의 취업성공패키지 참여를 허용하고 있으며, 직업훈련 사업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