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27일(현지시간)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해 항해한 것을 두고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은 또 해당 구축함을 감시·추적하면서 경고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루캉 대변인은 이날 발표문에서 “미국의 구축함 라센함이 중국 정부의 허가도 없이 난사군도 도서의 인근해역에 ‘불법’진입했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이 같은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위협하고 섬에 체류하는 인력과 시설의 안보도 위협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도 해친다”면서 “중국은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사군도에 대해 중국이 “논쟁의 여지 없이”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제법상 항해 및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이를 핑계로 중국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것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루 대변인은 “그 어떤 국가의 고의적인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해당 해역과 상공의 상황을 지속적이고 면밀하게 감시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 외교부장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미국 측을 향해 “경거망동함으로써 공연히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9200t급 대형 구축함인 라센호가 이날 오전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 12해리(약 22.2km) 이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라센함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에서 12해리(약 22㎞) 이내 수역에 접근하고 있으며 “백악관이 라센함의 작전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미국 군함이 근해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중국이 주장하는 영유권을 사실상 정면으로 부정한 조치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진입작전이 앞으로 수 주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긴장관계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