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칼럼] 페이팔 마피아, 메디슨 마피아

입력 2015-11-3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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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전 세계적으로 연속 기업가정신(Serial Entrepreneurship)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선순환 벤처 생태계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페이팔에서 파생된 ‘페이팔 마피아’ 예를 들고 있다. 이제 한국의 사례로 ‘메디슨 마피아’를 소개하고자 한다.

메디슨 마피아 이야기는 메디슨 창업에서 시작하나, 메디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메디슨의 성공 벤처 모델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메디슨 마피아가 대한민국 의료기 수출의 70%를 담당하게 될 정도로 성공을 거두자 메디슨과 의료 벤처를 모델로 한국의 벤처기업협회가 만들어지고 메디슨의 기업가적 실험을 바탕으로 한국 벤처 생태계 모델이 형성된다. 이제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매출 350조 원과 국가 성장 기여 1%라는 한국 경제의 쌍끌이로 성장한 것이다. 메디슨의 문화와 제도는 여러 벤처기업들에 전파돼 한국식 벤처 경영의 벤치마킹 모델이 된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100개 가까운 메디슨발(發) 의료 벤처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는 10개 넘는 상장기업도 있고 20여 개의 사라진 기업도 있다. 창조경제는 기업가 정신 경제이고 메디슨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개방과 공유의 열린 생태계에서 창조성이 꽃피는 경제가 창조경제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가 메디슨 마피아의 이야기인 것이다.

1985년 기술에 의한 세계 도전을 꿈꾸며 멋모르고 창업한 카이스트의 젊은이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기업가 정신만이 승부수라는 것이었다. 자금도 경험도 시장도 없는 벤처 창업가들의 승부수는 창조적 도전 정신뿐이었다. 도전을 장려하기 위하여 실패를 지원하는 문화를 구축해 나간 것이 메디슨 문화다. 성과와 역량이 도전을 통하여 결합하고 실패에서 학습하는 것이 메디슨의 목표관리였고 직원들은 스스로 기업가로 변모해 갔다. 이윽고 이들은 기업 내에 사내 벤처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들 중 다수는 스핀아웃을 통하여 독립해 나갔다. 그리고 메디슨 마피아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ㅎㆍㄴ 경영’ ‘초생명기업’이라는 책들이 출판되었다. 직원 300명의 기업에서 100명의 기업가가 쏟아져 나온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흔히들 언급하는 Paypal 마피아도 숫자적으로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메디슨 창립 30년을 맞아 메디슨 마피아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는 이제는 자랑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메디슨은 3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전 세계 70여 개국에 시장을 개척했다. 메디슨의 자산은 기술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시장도 포함된다. 시장을 열면 수많은 한국의 의료 벤처가 세계화할 수 있다. 메디슨이 시장 개척을 위하여 쏟아 부은 시간과 정열과 자금을 타 기업들이 반복할 필요가 없기에 메디슨은 시장을 개방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했다. 그리하여 수많은 의료 벤처들은 기술 혁신만으로 글로벌화했기에 대한민국 의료산업이 3배의 고도 성장을 구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00년부터 메디슨은 의료기기 회사를 넘어 u헬스산업을 포함한 신개념의 의료 혁명에 도전하게 된 것이었다.

1995년 메디슨은 의료산업을 넘어 대한민국의 신산업 혁명에 도전하게 된다. 바로 벤처기업협회 설립을 주도하고 메디슨의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게 된 것이다. 1995년 이전의 한국의 벤처 정책은 단순히 외국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한국적 상황에 적합하지 않았다. 벤처기업특별법과 코스닥이라는 쌍끌이 정책으로 대한민국은 2000년 세계 최고의 벤처 생태계를 형성했다. 비록 2002년부터 시작된 벤처 건전화 정책으로 기인한 10년의 벤처 빙하기가 있었으나, 지금 벤처는 성장과 고용을 이끄는 유일한 국가 대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메디슨 마피아의 상장기업 가치만 현재 6조 원이 넘는다. 그리고 메디슨 마피아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기업가적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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