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7일 六花紛紛(육화분분) 눈이 어지럽게 내리네

입력 2015-12-07 10: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중국의 4대 기서(奇書) 가운데 하나인 수호지(水滸誌)에 송강(宋江)이 입춘 무렵 휘하 두령들과 함께 눈 구경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봄맞이를 하려고 나섰는데 큰눈이 내린 모양이다. 두령 가운데 지문성(地文星) 성수서생(聖手書生) 소양(蕭讓)이 눈송이는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며 이렇게 말한다.

“한 잎은 봉아(蜂兒), 두 잎은 아모(鵝毛), 세 잎은 찬삼(攢三), 네 잎은 취사(娶四), 다섯 잎은 매화(梅花), 여섯 잎은 육출(六出)이라고 한다. 눈은 원래 음기가 굳은 것이고 육출은 음수(陰數)가 뭉친 것인데, 입춘이 지나면 모두 매화 아래이고 육출은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겨울과 봄이 바뀌는 때여서인지 다섯 잎도 있고 여섯 잎도 있다.”

재미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듣다 보면 궁금해진다. 눈의 결정체가 육각형이라는 건 지금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는 어떻게 새처럼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듯 우리나라 지형을 알아냈을까?

어쨌든 풀과 나무 꽃의 잎이 보통 다섯 이하인 데 비해 눈은 육출이나 육화(六花)라고 불러왔다. 아름다운 티끌이라 해서 옥진(玉塵)이라는 말도 쓴다. 눈이 펄펄 내리면 비비(飛飛)나 분분(雰雰), 어지럽게 흩날리면 난비(亂飛)나 분분(紛紛)이라고 할 수 있다. 몹시 내릴 때는 비비(霏霏), 오락가락 가볍고 아름다우면 비비(斐斐)라고 한다.

오늘이 대설이지만 며칠 전 서울에 대설이 내렸다. 눈은 ‘풍년의 징조’[豊年之兆]라는데 올 겨울은 어떨지?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하얘지는 백은세계(白銀世界) 건곤일색(乾坤一色)이 된다. 검은 겨울에 흰 눈이라는 뜻에서 현동소설(玄冬素雪)이라고도 한다. 하늘나라 선녀들이 꽃을 뿌려준다는 천녀산화(天女散花)라는 말도 재미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오늘은 '소설' 본격적인 겨울 준비 시작…소설 뜻은?
  • 총파업 앞둔 철도노조·지하철노조…오늘도 태업 계속 '열차 지연'
  • 유병재, 열애설 상대는 '러브캐처4' 이유정?…소속사 측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
  • 김장 잘못하다간…“으악” 손목‧무릎 등 관절 주의보 [e건강~쏙]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고양 소노 감독 폭행 사건…'사상 초유' KBL에 징계 맡겼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10:4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256,000
    • +2.32%
    • 이더리움
    • 4,654,000
    • +6.57%
    • 비트코인 캐시
    • 684,500
    • +8.65%
    • 리플
    • 1,909
    • +19.99%
    • 솔라나
    • 358,300
    • +6.73%
    • 에이다
    • 1,208
    • +6.81%
    • 이오스
    • 959
    • +7.51%
    • 트론
    • 279
    • +0.72%
    • 스텔라루멘
    • 402
    • +13.8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450
    • -4.11%
    • 체인링크
    • 20,840
    • +2.76%
    • 샌드박스
    • 486
    • +2.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