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주한 인도대사로부터 인도 경제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새로운 스마트폰 수요처로 떠오른 만큼 인도 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크람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대사는 13일 삼성 사장단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 사장단에 인도의 경제에 대해 설명했고, 이를 통해 삼성과 인도 간 전략적 파트너십 기회를 생각할 수 있었다”면서 “사장단의 질문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도래스와미 대사는 “14일 인도 뉴델리에서 삼성 사장단 포함, 양국 정·재계 리더가 참여하는 ‘2016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사장단이 인도 경제를 공부한 것은 인도가 삼성 스마트폰의 새로운 소비 시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인구 12억명의 잠재구매력, 높은 중저가 스마트폰 선호도, LTE 스마트폰 증가세 등으로 핵심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인도는 삼성전자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자, 중저가폰 영향력 확대의 핵심 지역이다. 시장 포화에 이른 북미와 유럽, 현지 업체가 힘을 키운 중국을 대신해 삼성전자가 주목한 곳이 바로 인도인 것.
지난해 1월 인도 시장에 출시된 최초 타이젠폰 ‘삼성 Z1’은 출시 6개월도 채 안돼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월 두 번째 타이젠폰 ‘삼성 Z3’를 공개하며 인도 시장 선두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에 지난해 6월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0%(Gfk·판매량 기준)를 돌파했고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만 루피(약 52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부분에서도 48.9%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이 모든 가격대에서 선전하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인도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도입한 인도 이통사를 상대로는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LTE 기반 스마트폰 보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B2C와 B2B(기업 간 거래) 시장 모두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업계는 현재 인도 이동통신 가입자가 약 9억명 수준으로, 2017년에는 총가입자 수가 12억명, 보급률이 9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이용자 가운데 3분의 2가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어 스마트폰 전환 수요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