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파업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원인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업 증가 원인도 모르는데 개선책이 나올 리 없다는 지적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300인 이하 중소기업의 노사분규는 지속 증가 중이다. 근로자 100~299인 규모 사업장은 2013년 14건에서 2014년 24건, 지난해 34건으로 늘었다. 100인 이하 사업장도 19건에서 30건으로 급증했다. 이를 합산하면 최근 3년간 중소기업 파업이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파업이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 기간 300~499인 사업장은 7건에서 5건으로, 500~999인 사업장은 13건에서 10건으로 파업이 줄었다. 10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2013년 19건에서 2014년 39건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감소세(26건)로 접어들었다.
대기업 국내사업장의 연간 근로손실일수는 63만7736일에서 44만6852일로 30% 가량 급감했다. 근로손실일수는 파업 참여인원에 기간을 곱해 산정하기 때문에 규모가 클수록 영향력도 커진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중견기업의 정반대 파업 추이에 대해 고용부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노동정책실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파업만 늘고 있는 원인이나 배경을 따로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며“대기업의 경우처럼 매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각 해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주무 부처도 국내기업의 중차대한 과제를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현실적일 수 있겠냐는 게 업계 시각이다.‘혁신적인 창조경제’를 외치며 일자리 창출과 기업간 상생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지금의 양극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야기되는 불합리한 문제점들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영세사업장 일수록 노사갈등 해결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취약근로계층이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드는 장애 요인을 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역대 정부가 제시한 근로빈곤층 정책들이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보여주기식 미봉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며 “원청 사업주와 하청 근로자의 관계에서, 미국처럼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행사에도 사용자의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