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은 북극에 있는 고독의 요새(Fortress of Solitude)에서 수정체에 기록된 데이터에 수시로 접속한다. 수정체가 데이터 저장장치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교(The University of Southampton)의 연구진들은 바로 이 신개념 데이터 저장기술을 현실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리에서 초고속 레이저 나노 구조를 활용한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5D Data Storage by Ultrafast Laser NonoStructure in Glass)'라는 꿈의 저장기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신개념 저장기술은 섭씨 1천도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고, 138억 년 동안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초강력 저장장치를 탄생시켰다.
데이터를 5차원으로 저장하는 개념은 바로 자체 조립한 융해석영 수정체의 나노구조를 이용해 5 마이크로 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3차원 나노 구조점에 너비, 높이, 깊이의 3차원 위치로 암호화되어 데이터를 심는 방식이다. 나머지 4차원과 5차원은 저장된 데이터 '점'의 크기 값과 배치 방식으로 결정된다.
여기에서 융해석영 수정체는 결정 석영을 용해시켜서 만든 것으로 자외선을 잘 통과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언론들은 이 작은 수정체 기록장치를 '슈퍼맨의 수정체'로 부르고 있다.
이 작은 수정체는 360테라바이트의 용량을 자랑한다. 최근 사우스햄프턴 대학 연구팀은 이 저장기술의 성능을 시험해 본 결과 '킹제임스 성경'과 '세계인권선언문', '대헌장'과 같은 저작물들의 저장을 모두 성공했다.
과연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USB 메모리처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고, 보안의 문제, 용량의 문제, 내구성의 문제까지 모두 해결된 차세대 메모리의 탄생을 손꼽아 기대해 본다.
글 : 이문영 기자
사진출처 : http://www.southampton.ac.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