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6.41% 폭락한 2741.25로 1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유동성 압박을 시사하고 홍콩의 역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5거래일째 하락하면서 위안화 향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이날 증시 폭락의 주원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중국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을 평가하는 측도인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 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14bp(bp=0.01%포인트) 오른 2.11%로, 지난 6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이 춘제(설날)를 앞두고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발행을 통해 푼 막대한 유동성을 회수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시장의 불안이 고조된 것이다. 인민은행이 대출이 급증한 일부 은행에 적용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도 이날부터 적용됐다.
우칸 JK생명보험 펀드매니저는 “시장의 자신감이 매우 약한 상태여서 시중금리 상승이 이날 증시 매도세를 촉발했다”며 “중국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다시 주식을 매입할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도 이날 증시 폭락에 한몫 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아이쥐러부동산홀딩스는 낮은 주택 판매가와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70% 급감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7.2% 폭락했다. 이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는 이날 상하이에서 G20 회의에 앞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세미나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는 물론 13개 주요 무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시장의 힘을 포용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총재가 위안화 가치 안정을 강조했지만 시장을 반영하면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은 이미 자본유출이 강해져 위안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위안화 가치 급락을 막고자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중국의 지난 1월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995억 달러 감소해 3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이 이번 G20 회의에서 자본 유출입 규제 강화를 표명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시장은 신흥국의 자본유출 억제를 위한 지침 마련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