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0일 4.13 총선이 끝나면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총선 후보자를 선정하는 공천 과정에서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후보들 다수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는 등의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내세웠지만, 한편으로는 강력한 대권주자인 그가 내년 대선에 나서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선거의 승패와 관계없이 이번 총선이 끝나면 뒷마무리를 잘하고 사퇴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 이유로 “국민 여러분께 수십번 약속했던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 정치혁신의 결정판인 국민공천제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100%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그 문제로 일대혼란이 있어 ‘정신적 분당사태’란 표현이 나온 데 대해 당 대표로 책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의 이번 결정이 주변과 논의하지 않고 혼자 고심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내세웠던 ‘상향식 공천’이 사실상 실패한데다, 공천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커지며 다수의 후보들이 탈당·무소속 출마를 하는 등 계파 간 갈등이 확산되는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또 임기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당장 급한 총선을 치르고 결과와 상관없이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내 강력한 대선주자인 김 대표가 조기 사퇴를 통해 내년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당헌·당규 상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 1년 6개월 전에 모든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대선이 내년 12월20일에 치러지는 만큼, 당 대표 임기만료에 따른 7월 전당대회 전, 늦어도 6월에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제 입으로 대권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라며 “선거 끝날 때까지 그런 말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그길(대선) 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가 총선 이후 총선 직후 물러날 경우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거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가 구성 안 되더라도 전당대회가 당초 예정대로 7월에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