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마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추면서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KDI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4일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며 "지금 해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경제전망 발표할때까지만 해도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적극적인 금리인하로 바뀐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채권시장에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일 현재 1.444%까지 떨어지며 한은 기준금리(1.50%)와의 금리 역전 폭을 0.056%포인트까지 벌렸다.
다만 2%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도 한은이 당장 금리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조조정이나 미국 금리인상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KDI의 주장도 당장 지금 인하하자는 게 아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이 어려워진다든지 미 금리인상과 관련해 신흥국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때 하자는 것”이라며 “외부충격 등으로 인해 2%대 중반 성장이 어려워질 경우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이나 내수 불안으로 연결될 경우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도 “구조조정 때문에 하반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노이즈와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효과성을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 대외 금융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성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가계자산이 은행예금에 쏠려있는데다 보험 상품도 금리에 민감해 금리인하의 반대급부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책조합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책 연구기관 전망이 민간보다 높은 게 통상이다. KDI가 보기에도 경제가 어려운 모양”이라며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나쁜데다 경기가 반등할 기미가 어디서도 안 보인다. 정책조합 차원에서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금리인하도 가급적이면 한번 할 때 0.50%포인트로 크게 해주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