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2일(현지시간) 총회를 앞둔 비공개 협의에서 생산량 상한선을 다시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현지 OPEC 대표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OPEC 전체의 생산량 한도 설정에 대한 지지를 검토하고 있다.
WSJ는 OPEC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이처럼 생산량 한도 설정을 지지할 의향을 보인 것은, 유가 폭락을 야기한 공급 과잉에 직면하고서도 최고 수준의 생산을 계속 주장해온 사우디에 있어서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량 한도 설정을 둘러싼 논의는 OPEC의 전통적인 기능에 대한 회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동안 나라별로 산유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게 OPEC 전체의 생산량 한도 설정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까지 OPEC은 하루 3000만 배럴의 생산량 한도를 설정했지만 그 선을 계속 초과해 생산했다.
그러나 시장은 생산량 한도 설정을 일종의 보증으로 받아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OPEC이 작년 12월 생산량 상한선을 철폐한 뒤 몇 주 동안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져 13년 만의 최저치까지 하락했을 때 그것이 입증됐다.
하지만 OPEC 전체의 생산량 한도 설정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PEC 총회 참석 차 1일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OPEC 전체의 생산 한도를 다시 설정하는 방안에 이란은 관심이 없다”며 “OPEC의 생산 상한을 설정해도 이란과 다른 산유국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주요 구상 중 하나는 국가별로 생산 할당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생산 상한을 설정한다 해도 어느 선에서 합의할 것인지, OPEC 내에서 계속 의견이 크게 엇갈려 상한을 둘러싼 협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OPEC의 결의는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 카타르, 알제리, 베네수엘라는 생산량 한도 설정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카타르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생산 상한 설정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란이 합의에 동참하지 않는 한 생산 한도 부활에 반대할 의향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사우디는 합의가 이뤄지면 상한 설정에 찬성할 의향이지만 그럴 경우 OPEC산 원유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상한을 하루 3200만 배럴에서 3250만 배럴로 늘리고 싶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