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중소형주 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맥을 못추던 대형주 펀드들이 힘을 쓰기 시작했다.
소위 대형주라 함은 시가총액 상위 5% 이상에 해당하는 종목을 말하며, 그 종목의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를 대형주 펀드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주식 성장형 펀드(주식편입비율 70% 이상)중 중소형주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채 되지 않기 때문에 그외 거의 모든 국내 주식형 펀드들은 대형주 펀드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레 대형주 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16일 기준 설정액 100억원이상 성장형 펀드들 중 중소형주 편입비가 높은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 '미래에셋3억만드기중소형주식', '유리스몰뷰티주식' 등의 펀드들이 모두 1년 수익률 순위 1위부터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펀드의 1년 수익률은 95.13%에 달하며,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은 85.79%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펀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껏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돼 왔던 IT와 자동차 등의 업종이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서 IT와 자동차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이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전통 블루칩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최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도세와 함께 20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심리적인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약한 대형주들의 수익률이 좋게 나오고 있다.
또한 주식형펀드로의 꾸준한 자금유입으로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는 투신권에서도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하나금융, 신한지주, 포스코 등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이는 기간조정 국면에서 중소형주에 비해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성도 낮고 소외됐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고려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9일 삼성투신운용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대부분의 펀드가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연초대비 수익률에서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펀드'와 '삼성배당주장기펀드'가 각각 55.70%와 54.90%(2007년 7월 18일 기준)를 기록해 수익률 순위 1, 2를 기록했다.
특히 이 두 펀드들이 모두 저평가된 대형우량주와 배당성향이 높은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이다.
게다가 같은 대형주 펀드인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네비게이터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4.80%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회사의 삼성그룹주펀드 역시 최근 삼성그룹 주식들의 약진에 힘입어 3개월 수익률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이에 삼성투신운용 양정원본부장은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승장에서 얼마나 수익을 올리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조정장에서 얼마나 펀드수익률이 하박경직성을 갖는지도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대형주 펀드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이런 추세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