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을 밑돌며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0.7 원 내린 1095.4 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5월 22일 1090.1원(종가기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은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8일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환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장중에는 상당한 규모의 달러화 손절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때문에 하락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장 막판에는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화 매수가 몰렸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1090 원대로 종가 관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원화 가치는 추가 상승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은 경기 지표 부진으로 미 연준이 9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지면 글로벌 유동성이 긴축되는 시기 역시 늦어지게 된다. 일본과 영국, 호주 등도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등 통화 긴축보다는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이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개입에 나서겠지만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 중 저점은 1075원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