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한때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대표 주자였던 분양형 호텔 투자성은 현재 어느 정도일까.
분양 당시 제시한 투자 수익률 약속을 지키고 있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2~3년 전 분양 때 연간 투자 수익률을 12%까지 제시한 회사도 있으나 실제로는 약속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호텔 공급이 넘쳐나 객실 가동률이 떨어진 탓이다. 제주도 전체 숙박시설 객실 가동률은 2015년 초반 기준 67.7% 수준이지만 2018년에는 63.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제주도측은 예상한다.
관광객은 2018년 1723만100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치로는 4만7000여 명 규모다.
같은 해 전체 숙박 객실 수는 5만8500여 실로 추산된다. 숫자로만 보더라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1만 여실이 남는 것으로 나온다. 객실 하나에 2명이 숙박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남는 객실 수는훨씬 많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객실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분양호텔 평균 가동률을 65%로 추산됐다.이를 감안해 산출한 투자 수익률은 5.1%에 불과한 것으로분석했다.
이는 시행사들이 제시한 수익률 10~12%의 절반이 좀 넘는 수치다. 가동률이 80% 정도 되면 수익률이 10.5%로 높아지지만 반대로 50%로 떨어지면 수익률은 -0.3% 로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해석이다.
그런데도 수익형 호텔 분양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수익률은 이보다 더 하락할 게 뻔하다. 공급이 줄고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더욱이 호텔은 장치 산업이어서 시간이 오래될수록 수리비가 많이 든다. 적어도 5년이 경과하면 수리할 곳이 생기고 10년쯤 지나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해야 경쟁력이 유지된다.
건물이 낡으면 고객이 외면해 객실 가동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게다가 요금도 제값을 못 받아 수익률은 급격히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이런 처지가 되면 투자자 중에는 수익금 배당은 고사하고 관리비 명목등으로 생 돈을 물어야 하는 신세가 될지 모른다.
라마다와 같은 좀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를 사용한 호텔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들 호텔은 품위 유지를 위해 오히려 관리비 부담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분양형 호텔에 투자할 때는 신중하라는 충고가 많은 것이다. 지역 여건도 그렇지만 관광 시장의 변수까지 고려해야 할 판이어서 챙겨야할 사안이 적지 않다.
이런 일은 비단 제주도만의 얘기가 아니다. 인천 영종도나 강원도 평창에서 분양하는 수익형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행사가 제시하는 신규 분양형 호텔의 투자 수익률은 의외로 높다. 평창의 한 상품은 13%가 넘는다. 경기가 좋아 몇 년간은 약속이 지켜질지 모르지만 그 다음은 알 수없다.
돈이 된다고 하면 너도 나도 물량을 쏟아내 결국 공급 과잉으로 공멸의 운명을 맞게 된다.
이런 와중에 레지던스형이나 오피스텔 타입의 수익형 상품이 관광지에 등장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생활형 숙박시설로 허가를 받아 실내 취사시설 설치와 숙박업이 허용된다. 본인이 거주해도 되고 세를 놓아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일반 주택과 달리 매일 숙박객을 받을 수 있는 객실 영업도 가능해 쓰임새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상품도 결국 객실 가동이 관건이다. 숙박객이 제대로 안차면 별 볼일 없다.
보장 수익률은 한갓 허수에 불과하다. 방 장사가 잘 안되면 수익률 보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소리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너무 수익률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일수록 어딘가에 함정이 도사려 있다. 수익률보다 안정성 있는상품이 더 실속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