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뉴욕생명, PCA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이 우수 설계사를 유치하기 위해 도입 운영중인 수수료 몰아주기 행태가 금융사고를 부추기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ING생명의 설계사가 24억원 규모의 펀드사기에 연루된 결정적인 이유가 수수료선납 제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선납제도는 종신보험, 변액보험등을 설계사가 계약햤을 때 수수료를 일시에 몰아주는 것으로 외국계생보사들이 우수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국내 생보사들이 대체로 수수료를 3년에서 5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반면 ING등 외국계 생보사들은 이를 계약시 일시에 지급하고 있다.
수수료를 초반에 한꺼번에 목돈으로 받을 수 있어 많은 설계사들이 이들 외국계 생보사로 이적해 ING생명의 경우 과거 1000명 수준이던 설계사 숫자가 최근 6000명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수수료를 초반에 몰아서 받게 되면 큰 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설계사 뿐만 아니라 법인대리점들에게도 선납제도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수수료 선납제도가 무리한 보험영업 및 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영업 조직들이 일시에 큰 돈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보상금액이 큰 계약을 추진하기도 하고 다단계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을 전개하기도 한다.
또 먼저 수수료를 받았다가 중간에 계약이 해지되게 되면 이를 고스란히 설계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대납이 성행하기도 한다.
외국계 생보사에서 설계사로 일하다가 최근 법인대리점을 개설한 한 대표는 "많은 설계사들이 중도에 계약이 해지돼 자기돈으로 보험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수료 선납제도가 일시적으로 설계사에게 유리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생한 ING생명의 금전 사고도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던 설계사들이 무리하게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NG생명의 김모 설계사는 대구지역에서 영업을 하며 연도대상을 받을 수 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실적이 우수했던 설계사 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수수료 선납 문제로 무리한 영업을 해 자충수를 둔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외국계 생보사 설계사들은 지나치게 계약금이 큰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ING생명의 경우 연금을 일시납으로 수십억 규모로 계약하는가 하면 월납 계약도 수천만원에서 억대 단위까지의 상품을 만들어 영업을 하고 있다.
ING생명 측은 부자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수수료 선납제도로 일시에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무리한 영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를 일시에 몰아주면 반드시 금전적인 문제가 생긴다"며 "국내사들이나 푸르덴셜생명 처럼 일정기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것이 회사 설계사 본인들을 위해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