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늦더위는 한풀 꺾인 지난달 29일, 여전히 습하고 더운 기운의 베트남 하노이의 한 대영마트 1층 주류코너에는 보란 듯이 한국 소주 진열돼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지만 음주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문화, 인구 수 약 9500만 명에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이들이 주 소비층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소주가 베트남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베트남 하오이 소재 이온마트 주류코너를 찾은 응옥빅(23세, 여)씨는 “한국 소주를 좋아한다”며 “베트남 술은 다음날 머리가 아픈데 한국 술은 맛이 깨끗하고 다음날 숙취가 없어 즐겨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매대에는 진로소주, 참이슬과 자몽에이슬 등의 하이트진로 제품들이 베트남 1위 판메 제품 ‘보드카 하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한류에 열광하는 베트남 젊은 층은 한국 상품과 문화에 익숙해 소주에 대한 반응이 좋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 주류 소비도 늘고 있어 자몽에이슬같은 도수가 낮은 과일 소주도 인기다.
응옥빅 씨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베트남 보드카보다 낮아 가족들과 함께 마시기에 부단 없어 자주 즐기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를 보면 포장마차에서 소주마시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TV를 보다 자연스럽게 소주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온마트에서 하이트진로는 참이슬(360㎖), 자몽에이슬(360㎖) 2700원에 판매하고 있다.진로24(JINRO24, 750㎖)는 한 병에 6000원이다. 현지 판매 1위인 ‘보트카하노이’는 300㎖가 1900원, 700㎖ 제품이 3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은 20도 이상의 주류에 60%의 주류세가 붙기 때문에 베트남 소비자에게 다소 비싼 가격이이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소비자에게 품질을 인정받으며 한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이달부터 하이트 진로는 고도주를 즐기는 베트남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이달부터 합리적인 가격의 19.9도의 베트남 현지 맞춤형 전용 제품을 내놓은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하노이의 밤에도 소주는 인기였다. 하노이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의 한국식 팝업스토어인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은 한국의 홍대 앞 클럽을 그대로 옮긴 듯 했다. 고도주 원샷 문화가 형성돼 있는 베트남에서 한국 소주는 품질이 좋고 마시기 편해 고가 제품 구매가 가능한 베트남 소비자에게 인기다.
친구들과 소주를 즐기고 있는 햐오(22세, 남)씨는 “일주일에 3~4회 정도 마실 정도로 한국소주를 아주 좋아한다”며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포장마차와 비슷한 이 곳을 친구 소개로 알게 돼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은 11월까지 약 100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후 반응을 살핀 후 사업을 확대해 호치민, 다낭 등 베트남 타 지역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7년에는 한국식 프렌차이즈 식당 오픈도 준비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1%의 증류주 시장 내 점유율을 7%로 올리고, 현지인을 위한 체험 마케팅과 전용 제품 출시를 통해 '한국소주=진로소주'라는 인지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한국형 시장인 한인 식당과 양판점에서의 판매량을 확보해 증류주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베트남은 높은 경제 성장률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물류의 요충지로서 인도차이나 벨트 시장 공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의 전략 국가"라며 "기회 요소가 많은 만큼 한국형 음주문화를 활용한 전략적 접근을 통해 현지인 시장을 공략, 대표 종합주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소주 시장 확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