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동네에 12만평 주말농장 개발한 원자력연구원들

입력 2016-09-20 17:11 수정 2016-10-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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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500여명의 연구원 직원이 논산시 연산면 신양리 600여 필지 농장 조성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충남 논산의 한 시골마을 산비탈에 약 40만㎡(12만평) 면적의 대규모 주말농장이 조성돼 있다. 전원주택 단지라면 몰라도 웬 주말농장이냐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머리를 개우뚱할 게다.

일반 주택지처럼 산비탈을 적당한 크기로 나눠 도로를 내고 모든 필지가 도로에 접하게 만들었다. 얼핏 보면 전원주택단지 조성을 위해 필지를 나눠 놓은 것 같다. 필지별 면적은 대개 330㎡(100평) 크기이고 이보다 넓은 필지도 있다. 전체 필지수는 635개다. 충남 논산시 연산면 신양리 48번지 일대 야산에 만든 주말농장 얘기다.

왜 이런 곳에 주택단지가 아닌 주말농장이 만들어졌을까.

1980년대 후반 한국원자력원구원 연구원과 일반 직원들이 주말농장 조합을 만들면서부터 일이 시작됐다. 당초 조합원은 500명 정도로 일부 조합원은 2~3개 필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사업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원래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조합이 결성됐으나 1990년대초 한보그룹의 서울 수서사건 이후 농지에 대한 택지 전용이 막히면서 주말농장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 후에도 끊임없이 주택지로 바꾸기 위해 논산시와 협의했으나 상하수도 신설이 어렵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곳은 원자력원구원이 있는 대전시 대덕연구단지와 45km 가량 떨어져 승용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이 쉬운 편이다. 당시 땅값은 3.3㎡당 7만~8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330㎡규모라 해도 700만~800만원이면 매입이 가능했다. 그후 조성비용이 좀 추가되기도 했다.

주말농장이 준공된 것은 20여 년이다. 그 전 10년간은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전원주택지 조성 허가를 받느라 허비한 것이다.

조합 결성 이후 약 30년이 흘렀지만 당초 꿈이었던 전원주택단지 조성은 끝내 해내지 못했다.

단지가 너무 커서 그렇다. 일반 농지에서는 농가주택을 짓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이곳은 대단지로 이뤄져 개별 필지라도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게 논산시의 의견이다.

처음부터 편법적인 대규모 농지 투기라는 의심을 사온터라 쭉 시로부터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땅값은 20만~30만원 선으로 올랐다. 매입 단가보다 3~4배 가량 오른 셈이다. 그동안 농장 주인이 바뀐 곳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원 임자가 그대로 갖고 있다.

가끔 팔려고 나오는 매물이 있으나 서로 살려고 해 환금성은 뛰어나다.

김성철 복돼지부동산 사장은 “대부분은 채소나 콩 등을 재배하고 있고 일부는 농장에 농막을 설치해 주말에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도로 등이 잘 갖춰져 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말한다.

농장주인의 직업은 다양하다. 당시 연구원이 주류였으나 다들 퇴직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서 그런지 교수를 비롯해 사업가·일반인 등 다양하다고 김 사장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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