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중심축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시스템 경영의 기업인 삼성이 최근 잇따라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단행하면서 파격적인 충격요법을 선보인 반면 밀어붙이기식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관리의 경영을 선보이고 있는 것.
3일 재계에 따르면 시스템 경영으로 알려진 삼성이 회계연도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함은 물론 계열사를 불문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새로운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충격요법은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곧잘 사용했던 경영 방식이기도 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정몽구 회장의 뜻에 의해 수시로 단행되는 ‘번개 인사’가 유명하다. 이를 통해 현대가(家) 리더십의 한 특징을 그동안 단면적으로 보여준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삼성은 주력인 전자부문에서 거침없는 ‘인사파괴’가 단행, 정규 인사시즌이 아닌 시기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특히 삼성전자 현직 총괄 사업부 사장에게 계열사 사업부장직을 맡기는 등 잇따라 틀을 깨는 인사 조치를 취했다.
그 동안 조직안정과 시스템 경영에 중점을 둔 삼성그룹에게는 이처럼 예상을 뒤엎는 인사 조직개편의 충격요법은 과거 현대차그룹의 방식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삼성은 최근 삼성코닝과 코닝정밀유리의 합병 결정을 통해 삼성그룹 계열사간 사업 재편을 도모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저수익 사업을 축소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도모함으로써 차후 타 계열사간 사업재편도 본격화 될 것이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총괄과 정보통신 총괄 등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진단이 이뤄진 점을 볼 때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그동안 가부장적인 기업문화를 통해 ‘밀어붙이기식’ 경영을 선보여 왔던 현대차는 삼성의 시스템 경영을 열심히 접목 중에 있다.
이는 일단 밀어붙이고 보는 기업문화가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불법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가부장적인 경영스타일을 통해 오너의 명령이 절대적인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의 경영시스템은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자신들만의 경영스타일을 고집해 오던 국내 최대 그룹사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경영스타일을 접목하면서 재계에 또 다른 이슈거리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