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실적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PC용 수요 증가로 D램 가격이 상승세를 굳힌 가운데 낸드플래시 가격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반도체발(發) 실적 호황이 점쳐지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평균계약단가)은 7.4% 오른 14.5달러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글로벌 노트북 수요에 힘입어 PC용 D램 가격이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PC용 D램 가격상승세는 기대 이상의 글로벌 PC 수요와 PC용 D램의 수급 불균형이 영향을 미쳤다. 8GB의 고급형 PC 출시와 더불어 글로벌 PC 제조업체들이 하반기 노트북 수요에 대비해 PC용 D램 재고물량을 확보해 놓으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제조사들이 수요가 많고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생산 비중을 늘리며 PC용 D램 공급량을 조절했다”며 “이에 PC 제조업체들은 지난달 이미 4분기 PC용 D램 계약을 마무리지으며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 제조사들이 PC용 제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 PC용 D램의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은 모바일 D램이 주도했다. 보급형 스마트폰 확대와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급성장으로 모바일 D램은 전체 출하량의 40%를 차지한 반면, PC D램 비중은 20% 밑으로 내려앉았다.
PC용 수요 회복이 더해지면서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가격오름세를 지속 중인 D램은 하반기에도 가격강세가 예상된다. 지난달 D램 가격의 기준이 되는 4Gb DDR3와 DDR4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 15% 올랐다.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의 공급부족 현상은 다른 메모리반도체 가격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0% 올랐고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도 전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램 업황 회복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이슈에 따른 손실을 반도체가 메울 것으로 관측된다. 올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D램과 낸드 사업 모두 실적이 개선되며 3분기 만에 영업이이익 3조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도 실적회복이 점쳐진다. 업계는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 대비 약 10% 상향한 6900억 원, 4분기에는 4개 분기만에 1조 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